무엇을 하지 말아야 할까. - 낙관적 허무주의

하고 싶은 게 너무 많은 세상이다.

집에 가면 넷플릭스 컨텐츠를 보고 싶다. 유튜브 영상을 보고 싶다. 새로 나온 게임을 하고 싶다. 책을 읽고 싶다. 그것들은 모두 다 세계 최고의 천재들이 만들었음이 분명하다. 때문에 너무나 걸작이 많다. 걸작만 즐기더라도 시간이 부족할 것이다. 운동도 하고 싶다. 하루에 1만보쯤 걷고 싶다. 글도 한 편 쓰고 싶다. 꾸준하게 글을 쓰는 것을 나와의 약속으로 단단하게 가져가고 싶다. 일도 해야 한다. 비즈니스를 시작하기로 온전히 마음먹었으므로 잘되는 비즈니스를 만들고 싶다. 그러려면 팀원을 찾아야 하며 기획도, 디자인도, 개발도 전부 다 해야 한다. 마케팅 활동도 해야 한다. 어떻게 해야 할까.

하고 싶은 게 너무나 많은 세상이다. 그러므로 욕심이 나는 만큼 무언가를 하지 않을 각오를 해야만 한다.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할까.

모든 행동에 장점과 단점이 있다. 누군가에겐 인생의 목적이 즐거움과 놀이, 여가에 있으므로 여가를 꾸준히 즐겨야 한다. 컨텐츠를 소비하고 여행을 떠나야한다. 그것은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이다. 안 하면 인생을 손해보기 때문이다.

누군가에게는 인생의 목적이 성공, 돈 많이 벌기, 이름 알리기 등에 있으므로 일, 사업을 열심히 해야 한다. 그것도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이다. 안 하면 인생을 손해보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무엇을 하든지간에 인생을 손해보게 되어 있다.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그런 것 같다.

무엇을 하기 위해선,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한다. 그런데 세상에는 ‘실제로 내가 하는 것’보다 ‘할 수 있는 것’이 훨씬 더 많기 때문에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할지를 생각하는 일이 더욱 더 중요해진다.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할까.

어디에 시간과 에너지를 쓰지 말아야 할까.

무엇이 덜 중요할까?

무언가를 해내기 위해서 무언가를 하지 않기로 한다.

그것은 좋은 일이었을까, 안 좋은 일이었을까. 예를 들어, ‘매일매일 공개적으로 글을 쓰는 일’은 ‘다른 사람에게 경청하는 일’을 저해하는 일일까.

매사에 낙관적이며 매사에 회의적인 편이다. 낙관적 허무주의자라고 부르는데, 이 전혀 다른 나의 두 가지 기질은 계속해서 상충하며 서로를 보완한다.

열심히 무언가를 해내기 위해서, 열심히 무언가를 하지 않는다.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할까. 계속해서 머리 한 켠에 두는 고민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