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마무스메 옥외광고와 퍼포먼스 마케팅의 세계

도대체 왜 우마무스메 광고를 이 장소에 게재하는 걸까?

서울에서 지하철을 타다가 <우마무스메> 광고를 목격한 적이 있나요? 10년, 20년이 지나도 그리 풍경이 변하지 않는 공개된 장소 <지하철>, 남녀노소가 오가는 특유의 분위기 속에서 오색찬란한 커다란 눈과 머릿결을 가진 2D 캐릭터들이 뿜어내는 모습은 보는 사람에 따라서는 위화감을 느끼게 하는데요. 왜 그들은 <지하철 옥외광고>라는 매체에 그들이 유통하는 게임의 광고소재를 실었던 걸까요?

오늘은 그 이유에 대해서, 가상의 대한민국 게임 유통사 두리안 게임즈에 직접 입사해 배워보기로 합니다.

(주의: 글쓴이는 카카오게임즈 주식회사 또는 cygames 내부자와 전혀 아는 바가 없으며, 아래 대화형식의 글 전문은 상상과 학습 내용을 통해 구성하였습니다.)

성과주의 마케팅 세계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당신의 이름은 특별주입니다. 특별주님의 직함은 오늘부터 <퍼포먼스 마케터>입니다. 당신의 직무는 당사 ‘두리안 게임즈’가 유통을 맡은 게임 ‘우마무스메’를 가장 효과적으로 마케팅하는 것입니다.’

‘네? 뭔 무스메요?’

‘우마… 일단 앱 깔아서 한 번 튜토리얼 진행해보시죠.’

1시간 후…

‘아 네… 이런 게임이군요. 그래서 이걸 어떻게 마케팅하면 되는 거죠?’

‘그게 별주님이 하실 일입니다. 아 참, 저희 회사는 수평적인 조직문화를 만들기 위해 영어 닉네임을 사용합니다. 어디보자… 특별주님의 닉네임은, 스페셜 위크로 하는 게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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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화된 디지털 광고시장

스페셜 위크는 제일 먼저 자신이 습관적으로 사용하는 트위터,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의 소셜 미디어 매체를 통해서 광고를 시작하면 어떨지 검토했습니다.

그런데 이게 무슨 일일까요?

소셜 미디어 매체의 광고비 평균 단가가 날이 갈수록 <지수적으로> 비싸지고 있다는 소문이 들려옵니다. 이상합니다, <퍼포먼스 마케터>의 핵심적 직무 중 하나가 이들 소셜 미디어 매체를 적극 활용한 마케팅 활동이라고 들었는데, 이들 매체의 광고 단가가 날로날로 비싸지고 있다니, 스페셜 위크는 주어진 예산과 서비스 목표지표 등등을 번갈아 쳐다보며 서로 다른 광고 매체를 비교하기 시작합니다.

사실 스페셜 위크가 입사한 회사 <두리안 게임즈>는 이미 트위터,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 모든 소셜 미디어 매체를 적극 활용해 마케팅 활동을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스페셜 위크는 난처했습니다. ‘나의 직무는 퍼포먼스 마케팅인데, 우리 회사는 이미 퍼포먼스 마케팅을 잘하고 있는 게 아닐까?’ 의구심이 느껴졌습니다.

디지털 광고 비즈니스와 개인정보 전쟁

회사에 입사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마케팅 팀으로부터 이런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광고 단가가 너무 비싸졌다’는 이야기는 이제 무슨 말인지 알 것 같은데, ‘iOS IDFA 정책 때문에 광고 효율이 너무 나빠졌다’, 이런 이야기는 아직 무슨 말인지 잘 이해하기가 어렵습니다.

성과주의 마케팅을 중시하는 두리안 게임즈는 <어떤 고객이 어떤 광고를 보고 어떻게 우리 게임을 설치하고 얼마나 오랫동안 얼마나 비싼 돈을 지불하고 서비스를 이용하는 지> 추적하고 싶어합니다. '광고주 식별자 (Identifier for Advertiser)'는 <어떤 고객이 어떤 광고를 보고 어떻게 우리 게임을 설치했는지> 알려줄 수 있는 유일한 단서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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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게 무슨 일일까요, 애플의 iOS가 업데이트 됨에 따라서 애플은 아이폰 사용자들에게 이러한 ‘광고주 식별자’ 정보를 활용하고자 하는 어플리케이션을 사용하는 경우 <1초만 읽어도 추적 금지 요청>을 누르고 싶은 명시적인 개인정보 수집 팝업을 띄워 사용자들에게 더 널리 개인정보 수집 거부권을 주기로 합니다.

아하, 그러니까 두리안 게임즈는 <어떤 고객이 어떤 광고를 보고 어떻게 우리 게임을 설치하고 얼마나 오랫동안 얼마나 비싼 돈을 지불하고 서비스를 이용하는 지>에 대한 정보를 더 부정확하게 알게 되었으니, 이 정보를 활용한 광고 활동의 효율은 자연스럽게 나빠졌다는 뜻인가봅니다.

고객 생애 가치(LTV), 고객 획득 비용(CAC), 광고 지출 회수 비율 (ROAS)

성과주의 마케팅 세계에 처음 들어온 신입 퍼포먼스 마케터 스페셜 위크는 마케팅 팀 구성원들의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생소한 용어가 많다는 생각을 합니다. CAC가 얼마고 LTV가 얼마고 ROAS가 몇 %다, 이게 다 무슨 말일까요?

고객 생애 가치(Lifetime Value, LTV)란, 예를 들자면 고객이 처음 우마무스메를 설치하고 우마무스메 앱을 삭제할 때까지 결제한 금액의 총계입니다. 예를 들어서 우마무스메 유저 스페셜 위크가 처음 우마무스메를 설치하고, 31,000원짜리 '신입 트레이너 응원 패키지3’을 구매했고, 스페셜 위크가 한 달 정도 우마무스메 게임을 플레이하다가 반복적인 게임 플레이에 질려 게임을 삭제했다면, 스페셜 위크의 LTV는 31,000원입니다.

고객 획득 비용 (Customer Acquisition Cost, CAC)은 무슨 말일까요? 그건 바로 <스페셜 위크>가 우마무스메를 설치할 때까지 두리안 게임즈가 스페셜 위크를 위해서 노출한 유료 광고에 대한 광고 단가를 <스페셜 위크>씨 1명에 해당하는 부분만 떼어내어 계산한 값, 그러니까 줄여서 <고객 획득 비용>입니다. 고객을 '획득’한다니, 과연 성과주의적인 표현입니다.

마지막으로 광고 지출 회수 비율 (Return on Ad Spend, ROAS)입니다. ROAS는 예를 들어서 LTV / CAC로 계산할 수 있습니다. 고객 한 명을 '획득’하기 위해서 1만원을 썼을 때 고객 한 명이 7천원을 결제 했다면, 70%로 계산할 수 있습니다. ROAS가 100% 미만이라면, 광고를 할 때마다 두리안 게임즈는 손해를 보는 셈입니다.

이제 스페셜 위크는 두리안 게임즈의 마케팅 팀의 핵심 용어 중 세 가지를 완벽히(?) 숙지했습니다. 오케이, CAC가 낮고 LTV가 높은 광고 매체를 찾아서 광고를 내보내면 좋겠어!

스페셜 위크는 이렇게 결심했습니다.

잠깐, 디지털 광고 매체에만 성과주의 마케팅이 가능한걸까?

그런데 스페셜 위크에게는 한 가지 의문점이 생겼습니다. 'CAC가 낮고 LTV가 높은 광고 매체를 찾으면 된다’는 똑부러지는 문장대로 일만 처리하면 되는 줄 알았는데, 소셜 미디어 등의 많은 디지털 광고매체는 포화상태이며, 광고 효율이 나빠지고 있다고 배웠습니다. 스페셜 위크는 그동안 배운 모든 내용을 곱씹어보다가 기가 막힌 아이디어를 생각해냈습니다!

‘그래, 모두가 디지털 광고에 집중할 때 우리는 다시 오프라인 광고 매체, 예를 들어 지하철에 광고를 내보내자!’

와, 스페셜 위크는 너무나 신이 나서 당장 팀장님에게 달려가 이 기가 막힌 아이디어를 팀장님께 말씀드렸습니다. 팀장님이 물었습니다. ‘지하철 광고? 그래 그럼 ROAS는 어떻게 측정할건데?’

스페셜 위크는 이 말을 들은 순간 얼어붙고 말았습니다.

공공 데이터, QR코드, 트래킹 링크, 쿠키 데이터

놀랍게도 스페셜 위크는 지하철 광고 매체의 성과를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냈습니다! 서울시는 서울시 지하철호선별 역별 승하차 인원 정보 데이터를 웹사이트를 통해 투명하게 공개합니다. 오케이, 홍대입구역 2호선 2022년 8월9일 승하차 총승객수는 89,831명이구나. 그러면 내가 홍대입구 승강장에 대문짝만하게 우마무스메 광고를 실으면 하루에 89,831명이 우리 광고를 볼 수 있지 않을까?

여기까진 좋았습니다. 그런데 승객들이 실제로 이 광고를 보고 앱을 설치하거나, 추가적인 행동을 했는지는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스페셜 위크는 고민 끝에, 광고 소재에 QR 코드를 추가하자고 건의했습니다.

지하철에 승하차하는 고객분들이 우연찮게 관심을 갖고 QR 코드를 스캔하면, 웹사이트가 열리도록 장치했습니다. 이 웹사이트에서는 지하철 승하차 고객들의 쿠키 데이터를 열람하도록 설정하기로 합니다. 그 고객분들이 20대인지 30대인지 40대인지 남성인지 여성인지 iOS 사용자인지 안드로이드 사용자인지 이전에 어떤 웹사이트에 접속했는지 등등의 다양한 정보를 전부 다 수집할 수 있게 됐습니다.

스페셜 위크는 '여러가지 종류의 QR 코드’를 만들자고 건의했습니다. 왜 여러가지 종류의 QR 코드를 만들어야 하냐구요? 홍대입구역 승강장에 설치한 광고인지, 강남역 승강장에 설치한 광고인지, 강남역 입구에 설치한 광고인지 서로 다른 QR 코드를 통해서 구분할 수 있으면 멋지지 않겠냐고 생각했거든요. 그걸 알 수만 있다면, 강남역 광고가 효과적인지, 홍대입구역 광고가 효과적인지, 강남역 중에서도 역 입구에 설치한 광고가 효과적인지, 승강장 광고가 효과적인지까지도 전부 알 수 있지 않을까요?

팀장님이 열의에 차있는 스페셜 위크를 진정시키며 슬쩍 말씀했습니다. ‘그렇게까지 안 해도 괜찮아요, 쿠키 데이터만 받아도 충분해요.’

팀장님은 곧이어 이런 말씀도 하셨습니다. ‘스페셜 위크씨는 정말로 똑똑하네요. 이런 방식으로 잘만 머리써보면 TV 광고도 분명히 추적할 수 있을 거에요. 누가 몇 시 몇 분에 어느 광고를 보고 반응했는지, 예전에 본 광고가 어떻게 현재에 까지 영향을 미치는지. 그런 것도 아주 정확하진 않지만 정말로 그게 중요한 정보라면 짐작해 볼 수는 있을 거에요.’

스페셜 위크는 성공적으로 인턴쉽을 마치고 정규직 전환 제의를 받게 되었습니다. 팀장님은 인턴쉽 기간동안 수고가 많았다며 스페셜 위크에게 당근 케이크 기프티콘을 보내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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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는 글이네요
지하철은 아니지만 강남 한복판에 있는 옥외광고와 유동인구 사이의 연관관계를 통한 광고효과 측정을 해보았는데 연구 목적이라 어느정도 추정만 가능하다 정도로 끝났던 경험이 있어요
이후에 TV광고의 효과 측정도 했는데 실제로는 쉽지 않았구요 패널을 모집하고 이 패널들이 TV를 볼 때 측정 도구(앱)을 켜두고, TV에서 나오는 소리를 이용해 보고있구나 정도를 알 수 있었어요

요즘 저는 앱스토어와 구글플레이 키워드의 세계에 빠져있는데 비움에 영향이 있는 키워드를 분석해보고 공유해보면 좋겠다고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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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가설은 퍼포먼스 마케팅을 안 해도 된다입니다.
대신 유저분들이 충분히 동의할 수 있는 컨텐츠와 브랜드 이야기를 계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속 해보려고 합니다 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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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움 기준이면 그럴 것 같아요

아래 내용은 미국 기준입니다.
심심해서 APPFOLLOW에서 Hey Email의 검색 키워드(앱스토어 최적화된)를 살펴보는데요
일반적인 mail 이라는 키워드에서는 70위에요 mail로 검색해서는 우연히 찾는 경우는 없을 것 같아보여요 다만 email organizer 키워드에서는 7위를 하고 있구요
확실히 좋은 효과를 보고 있는건 hey, hey app 으로 검색하는 경우가 다수네요 확실히 검색 결과에서 1위를 하고 있구요
37signals 의 basecamp가 있기 때문인지 basecamp를 검색해서 타고 들어오는 경우도 있네요

키워드의 시장 점유율에서는 mail이 email보다 더 높은 점유율을 가지고 있고 의외로 “clean mail”, "email cleaner"같은 키워드가 email과 비슷한 시장 점유율을 보여주네요

비움이 clean mail, email cleaner와 같은 방향이라면 시장에서 찾는 사람은 분명히 존재한다고 볼 수 있겠어요

그리고 이 과정에 우연히 발견한 https://www.twobird.com/ 놓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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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wobird의 방향이 비움과 비슷할수도 있겠어요
오늘 이 앱에서 unsubscribe를 192개나 해서 너무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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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아ㅋㅋㅋㅋ twobird는 notability에서 만든 앱이군요!
bium.io는 clean email, email cleaner 키워드 자체를 따르지는 않을 것 같아요.
이미 시장성이 검증된 여러 이메일, 그리고 이메일이 아닌 제품들의 좋은 점들을 비움의 고객분들이 원하는 순서와 흐름에 알맞게 한 군데 버무리는 방식을 찾고 있습니다…

어떻게 풀어가실지 기대되네요 정말 꼴보기 싫은 제 메일함에 구원좀…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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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때보다 유저 인터페이스 코딩이 헤비하게 필요한 상황입니다 ㅋㅋ큐ㅠ…
배워서라도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슬랙이나 디스코드 만드시면 구경(?) 해볼게요 ㅋㅋ 디스콰이엇에 올려두신거 보니까 잘하셨던데요

react, tailwindcss면 그래도 까막눈은 아니라 구경 잘 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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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웅 옥외광고를 이렇게 풀어내셨네요. 너무 재밌게 잘 읽었어요…! 스토리텔링까지 다재다능 다운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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